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어도 되지만 렌즈 교체할 때 선이 걸리적거릴 것 같아서 어제는 3m 귀마개를 챙겨 갔는데 다행히 몇 만년만에 정말 조용해서 귀마개를 쓸 일이 없었네요.

무슨 대단한 대화 단절법이냐? 귀마개까지 꼽고 유세떠냐? 하실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촬영 시작 전부터 본격적으로 촬영하는 순간까지 입을 쉬지 않는 분들의 소음은 개인적으로 미칠정도로 거슬립니다. 제가 예민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들리는 대다수의 소음은 자기 자랑 (카메라는 이렇게 찍어야 하네, 공모전에 입상했네, 어디 포인트에 갔는데 사진이 좋았네, 이 사진 좀 보게나 등등), 포인트나 날씨에 대한 험담 혹은 반복적인 찬사 등이 주를 이룹니다. 한 두세시간 옆에서 떠드는걸 안 들을 수도 없고 참 고역이더군요.

어젠 가장 일찍 남한산성 포인트에 도착해서 성벽 쪽 제일 좋은 자릴 맡았는데 시간이 좀 지나니 지난 번 제 옆에서 소음 공해를 일으키던 진사가 데크 쪽에 삼각대 펼치는 것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아랫 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오늘도 위에서 다 들릴 정도로 시끄럽게 떠들더군요. 지인과의 즐거운 대화도 좋지만 작은 소리로 꼭 필요한 말만 하며 다른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을 가졌으면 합니다. 3m 귀마개는 앞으로도 계속 가지고 다닐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