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on]바위에 핀 나뭇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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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if Info.   Canon EOS 6D
  • ㆍ-0.67EV
  • ㆍf/4.0
  • ㆍ67mm
  • ㆍISO : 400
  • · Date : 2015:05:23 14:01:13

  • 태양이 그린 그림입니다.

    글쓴이 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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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목록

    돌팔매님의 댓글

    요거 포트폴리오로 모아두시면 나중에 요진하게쓰실일 있을거예요

    오키드님의 댓글

    그럴려나요?ㅎㅎ

    당포달무리님의 댓글

    그림자
                                                    심은정

    1.
     아버지와 함께 그림자가 발굴되었다
     
    2.
     십 수 년 전 하관할 때
    껴묻거리로 순장된 그림자가
    툭툭,
    몸에 묻은 봉토를 털며 일어섰다
     
    좀비가 다 된 그가 무서웠지만
    삭아 내린 캄캄한 관 속에서
    백골이 되도록 아버지를 지켜준 게 고마워
    나는 그와 뜨거운 악수를 했다
     
    아버지는 살아생전
    어른의 그림자는 밟는 게 아니라며
    저만치 떨어져서 따라오게 하셨다
    저녁놀이 지평선에 붉은 낙관을 찍을 무렵
    장에서 돌아가는 아버지의 그림자는 길어
    그만큼 나는 멀어져야 했는데
    초록이 동색이듯
    땅거미와 그림자가 몸을 섞었을 때
    비로소 아버지는 손을 잡아 주셨다
     
    3.
    오늘 아침엔 경로당으로
    저린 다리를 끌고 가는 어머니 발목을
    그림자가 잡아당기고 있었어요, 나는
    그림자를 불러 세워 조곤조곤 타이르지만
    질기디 질긴 그를 어쩌지 못해 돌아섭니다
     
    어머니, 미안해요
    여태 제 것도 떼내질 못했거든요
     
    4.
     양지바른 언덕으로 거처를 옮기며
    아버지는 그림자를 놓아 주셨고
    어머니는 그를 떼내시려고
    그늘 우거진 평상(平床)에 오르신다

    오키드님의 댓글

    마음이 짠한 시네요... 당포달무리님의 해박한 시적 감성이 놀랍습니다...

    아프리카청춘이다님의 댓글

    댓글에 초큼 아까습니다~~ 멋드러진 사진과 다시한번 ~~꾸벅꾸벅~~

    제임스전님의 댓글

    아버지를 양지바른 곳으로 이장을 하는 모습을 정리한 글인 것 같네요.
    2절에서는 자신의 그림자와 아버지의 그림자가 겹쳐지는 모습이 연상되네요.
    그러면서 땅거미와 그림자가 몸을 섞은 모습으로 나타내는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은 내용은 3절이네요. 4절은 이장을 마친 모습이네요.
    저도 금년에는 어머니의 묘를 아버지와 합장을 해야 하는데  마음에 와닿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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