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사진은 즐거운 취미이자 재밌는 놀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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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기 시작한지 3년은 아직 안됐고 야경이란걸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한건 1년 정도 지난 것 같네요.

처음 사진이란 취미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의 덕이 컸습니다. 함께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배낭 여행 겸 사진 여행을 떠나면서 제 첫 dslr인, 당시 어머니가 쓰셨던 니콘 d90을 손에 들었죠.

반면 그 친구는 훨씬 오래 전부터 사진을 찍어왔고 필름 카메라도 쓴 적이 있으며 지금은 업으로 사진을 하며 국내와 해외를 바쁘게 오가며 신혼 부부나 커플 스냅을 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혼자 다닐 정도로 여행을 좋아하고 사진도 좋아했던 친구였는데 결국 취미가 업이 된 케이스죠.

저는 친구 정도로 사진 촬영에 열정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 즐거운 취미를 업으로 하면서 혹은 스스로 프로를 꿈꾸며 스트레스 받으면서 촬영하고 싶은 마음이 아직까진 전혀 없습니다. 개인 차이가 있겠지만 제게 취미라는건 적당한 선에서 멈춰야지 너무 깊이 파고 들기 시작하면서 스트레스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찌보면 그냥 날씨 좋은 날 포인트에 올라 담은 제 야경 사진들이 작품성도 없고 아무 생각 없이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사진이라고 폄하당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 경운 일년에 몇 번 안되는 좋은 날을 놓치지 않고 포인트까지 수고스럽게 찾아가 열심히 담아내는 열정을 그 자체로 높이 평가하지만 어떤 사람은 내가 시간이 없어서 그렇지 좋은 날엔 나도 저 정도는 다 담는다라고 폄하할 수도 있겠죠. 머 그런 분들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맞다. 틀리다. 따질 문제도 아니라고 보고요. 그냥 생각이 다른거죠.

자신만의 포인트 개발, 더 독창적인 구도, 풍경에 인물을 넣고 스토리가 있는 사진을 만들기 위한 연구와 노력 사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게 취미로서의 사진은 상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이 먼저 재밌고 즐거워야 한다는 철학이 있습니다.

사진 공력이 길지 않아서인지 아직까진 날씨 좋은 날 그냥 제가 좋아하는 포인트를 올라 익숙한 구도 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다른 날씨와 빛의 변화를 느끼며 같은 포인트라도 완전히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올 때까지 담고 또 담는 과정 자체를 즐깁니다. 촬영을 하면서 색다른 구도를 시험해본다던지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연구와 시간을 투자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정작 제가 좋아하는, 담고자 하는 사진을 못 찍게 되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특히나 파노라마 사진을 즐기는 제 입장에선 더 그렇습니다. 사진 실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나 노력보단 지금 있는 그대로 대기와 하늘이 좋은 날 설레는 가슴을 부여잡고 포인트에 올라 익숙한 구도에서 담아내는 그 일련의 과정 자체가 너무 즐겁고 행복합니다.

스냅일을 하는 친구는 인물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사진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제게 인물을 좀 찍어보라고 말하곤 합니다. 아울러 야경을 찍을거면 해외를 한번 나가서 담아보고 별사진도 담으란 이야기를 하더군요.

저는 주변에서 사진을 취미로 해보겠단 사람이 있으면 무엇을 찍는게 제일 즐겁고 좋은지를 깊이 생각해보고 다 두루 잘 찍으려고 하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것 그것이 무엇이던간에 정답은 없으니 남은 신경쓰지 말고 재미있게 담으라고 조언합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야경 촬영의 재미를 알기 전엔 사진이란 취미가 재밌는지도 몰랐고 카메라를 새로 샀음에도 잘 찍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촬영 장르가 곧 진심으로 즐겁게 그리고 많이 찍을 수 있게될 가능성도 큽니다. 그러면서 사진에 대한 이해도 생기고 깊이도 깊어지겠죠.

저는 인물 사진엔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아름다운 모델 촬영? 저랑 하등 관계도 없는 사람들을 담아내는것 자체가 매우 지루합니다. 차라리 가끔이나마 가까운 가족을 담는 편이 훨씬 더 즐겁고 스트레스가 없지요. 그렇다고 제가 모출을 하거나 꽃이나 곤충 그리고 음식 사진 찍는 분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분들도 각자 본인이 좋아하는 장르의 사진을 열심히 담고 계시기 때문이죠.

인물을 담게 되면 빛과 구도를 더 신경쓰게 되어 사진 실력이 정말 늘어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 취미로서의 사진은 현재 수준에서 만족합니다. 머 발전하는 재미도 있다지만 그 재미에는 적지 않은 시간 투자와 스트레스도 따르기에 그냥 조용히 지금 수준에서 이 사진이란 취미를 즐기는게 좋네요. 해외를 나갈 시간도 안되지만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야경이 떨어진다는 생각도 안 들고 아직 촬영할 장소도 무궁무진하게 쌓여있어서 해외 야경 출사를 계획해본 적도 없습니다. 별사진은 점성으로 몇 번 찍어봤는데 인터벌로 돌리는 별궤적 촬영은 개인적으로 결과물 자체에 관심이 없고 점성 사진은 제 후보정 실력이 미천해서인지 후보정 자체가 재미없더군요. 전 후보정도 촬영 못지 않게 재밌어하는 과정인데 별사진은 이 과정에서 큰 재미를 못 느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밤에 촬영해야하고 특정한 날짜에 깊은 산골짜기에 가서 찍어야 하는 부분이 꽤 큰 스트레스라 올해도 은하수 촬영하러갈까하다가 접었습니다.

이번 관광사진 공모전에 입선도 못 받고 떨어진 후로 썩 기분이 좋지 않았고 그로인해 꽤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결론은 간단히 도출되더군요. 욕심 그리고 남에게 인정 받고자 하는 간사한 마음.

취미 사진으로서 크게 신경쓸 필요없는 상대에 대한 평가나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란 생각은 걸국 이렇게 스트레스를 불러오는 것 같습니다. 공모전 상금이 탐난 부분도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지 않았나 그리고 그로 인해 결과에서 좌절감을 맛 본것은 아닌가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내가 그 과정이 즐거워서 담는 사진에 전문가의 평가나 상대의 시선이 중요한게 아닐텐데 자꾸만 욕심을 부리게 되는 것 같네요.

이런저런 생각으로 글이 정말 많이 길어졌네요. 저는 클라이언트를 만족시켜야 하는 프로가 아닌 이상 취미의 사진에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 찍고 못 찍고의 문제도 결국 주관적인 영역이고 상대에게 큰 감동을 주지 못하는 사진이라도 촬영한 사람에게 중요한 순간이고 추억이 될 수 있다면 가치를 지니기에 상대의 평가만이 아주 큰 의미를 갖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유 회원님들도 더 당당하고 즐겁게 남들이 인정하지 않아도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사진을 찾아서 많이 담으시고 갤러리에도 자주 올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셔터를 누르기 전에 한번 즈음 생각해보는 것도 좋지만 때론 아무 생각 없이 막 찍는 사진들에서도 분명 배울 점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매사가 그렇지만 사진에서도 자만과 자신감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세상은 넓고 잘 찍는 사람들은 널렸거든요:-)

글쓴이 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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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 ЌûỲắـĶĬΣ님의 댓글

개인적인 사진에 대한 생각은 그냥 내가 필요한 사진은 자급자족하자
사진을 잘담기 보다 누가 봐도 따뜻한 사진을 한장 남겨보자
남 신경 안쓰고 나만에 색감을 찿는중 이내요
물론 프로가 보면 그것도 사진이냐 하것죠 ㅎㅎ
하지만 사진은 사진이죠
그들이 보는  사진과 내가 보는 사진에 시각이 다를뿐
힘내시구요
올리시는 사진 보면 속으로 사진 갈촤 달라고 허고 싶으내요1등 2P지뢰 11P

freshsoul님의 댓글

처음 사진의 길을 열어준 친구도 사진에 정답은 없고 이렇게 찍어라가 아닌 이것도 괜찮지만 다른 방식도 찾아봐 라고 조언해줬죠. 학원을 다니고 강좌를 듣고 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자주 들고 다니며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을 많이 찍어보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취미 사진의 주체는 즐거움과 재미고 무엇보다 내가 우선이니까요:-)

돌팔매님의 댓글

공감합니다....... 사진작업을 계속 하면서 예전의 열정이 점점 사라지다가 다시 생기는 일이 반복되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사진을 보는 태도와 생각도 자꾸 바뀌고, 자신감이 없어지다가도 생기고... 이런 일들이 되풀이됩니다. 이 세상 거의 모든 영역에는 천재 혹은 영재라는 이름이 존재하지만 사진에는 천재사진가라는 이름은 여태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이 말은 사진은 보고 듣고 배우고 느끼는 일이 죽을 때까지 간다는 것이지요...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는 모르겠으나...평생 공부할 꺼리가 있다는 것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사진이란... 취미이자 평생 공부꺼리로,,그리고 놀이감으로  좋은 일이라는데 가치를 두고 싶어요..
길을 가다가...느낌이 오면 셔터를 누르고....생각도하고...고민도하고...이 자체를 즐기면.... 그리고 때가 되서 여유가 있으면 수필집 한 권 쓸 수 있으면....여한이 없을 것 같고, 인생을 돌아보며 전시회라는 것도 한 번 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freshsoul님의 댓글

사람은 무슨 일이든 지루함을 느끼게 마련이죠. 사진에 대한 열정 혹은 재미도 당연히 부침이 있으리라 봅니다. 사진이 재미가 없을땐 새로운 장르를 도전해보던지 아니면 스스로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공부와 연구를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것이 내가 아닌 타인의 시선 때문이라면 그때부터 취미로서의 즐거움은 변질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나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다보니 기변 부분에서도 자기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닌 누구한테 보여주기식으로 가는 점이 많이 아쉽네요. 포인트에 몰려 우르르 사진을 찍는 것 또한 남들이 다 가니까 나도 가보자. 유명한 곳에서 잘 찍어서 인정 받아보자 이런 마인드로 접근하기에 몰지각한 진상도 많아지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취미 사진에서도 주체성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봐요:)행운 10P

고슴도치님의 댓글

너무 길어서 집중이 잘 안되네요... 제가 줄구장창 주장하던 바와 비슷한 듯 하군요... 내 사진은 내맘대로... ㄷㄷㄷ
헝그리는 헝그리가 아닌척 안한다.  ㅎㅎ

freshsoul님의 댓글

글이 긴가요? 하긴 인터넷이 발달하고 sns로 소통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무슨 글이든 무조건 함축하고 줄이는게 대세긴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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