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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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98 2015.05.2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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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 구입해야겠어요.
H그룹 인사부선배는 요즘 대학생들은 도전정신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참 늘어놓았다.
"요즘 학생들 보면 이렇게 패기가 없어서야 참 걱정이다 싶을 때가 있어.
세세한 스펙 따위 별 상관 없으니 거기에 목숨 걸지 말고 큰 꿈을 가져봐."
"그런데 왜 청년들한테 도전정신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내 물음에 H그룹 과장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늙은이들더러 도전정신을 가지라고 하겠니?"
숭배자들 - A대학 경영학과 학생들 -의 웃음.
"도전정신이 그렇게 좋은 거라면 젊은이고 나이 든 사람이고 할 것 없이 다 가져야지,
왜 청년들한테만 가지라고 하나요?"
"젊을 때는 잃을 게 없고, 뭘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으니까
그럴 떄 여러가지 기회를 다 노려봐야 한다는 얘기지.
그러다가 뭐가 되기라도 하면 대박이잖아."
"오히려 오륙십 대의 나이 든 사람들이야말로 인생 저물어 가는데 잃을 거 없지 않나요.
젊은 사람들은 잃을 게 얼마나 많은데...
일례로 시간을 2,3년만 잃어버리면 H그룹 같은 데에서는 받아주지도 않잖아요.
나이 제한을 넘겼다면서."
"대신에 그에 상응하는 경험이 남겠지."
"무슨 경험이 있든 간에 나이를 넘기면 H그룹 공채에 서류도 못내잖아요."
"얘가 원래 좀 삐딱해요."
누군가가 끼어들어 제지하려 했으나 나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술을 마시면 멈추는 법이 없었다.
"저는요 젊은이더러 도전하라는 말이 젊은 세대를 착취하려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뭣 모르고 잘 속는 어린애들한테 이것저것 시켜봐서 되는지 안 되는지 알아보고
되는 분야에는 기성세대들도 뛰어들겠다는 거 아닌가요?
도전이 그렇게 수지맞는 장사라면 왜 그 일을 청년의 특권이라면서 양보합니까?
척 보기에도 승률이 희박해 보이니까 자기들은 안 하고 청년의 패기 운운 하는 거잖아요. "
"이름이 뭐랬지? 넌 우리 회사 오면 안 되겠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빈정대는 말투로 한마디 내뱉었다.
"거 봐, 아까는 도전하라고 훈계하더니 내가 막상 도전하니까 안 받아주잖아."
p.26,27
[소설] 장강명, 표백
H그룹 인사부선배는 요즘 대학생들은 도전정신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참 늘어놓았다.
"요즘 학생들 보면 이렇게 패기가 없어서야 참 걱정이다 싶을 때가 있어.
세세한 스펙 따위 별 상관 없으니 거기에 목숨 걸지 말고 큰 꿈을 가져봐."
"그런데 왜 청년들한테 도전정신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내 물음에 H그룹 과장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늙은이들더러 도전정신을 가지라고 하겠니?"
숭배자들 - A대학 경영학과 학생들 -의 웃음.
"도전정신이 그렇게 좋은 거라면 젊은이고 나이 든 사람이고 할 것 없이 다 가져야지,
왜 청년들한테만 가지라고 하나요?"
"젊을 때는 잃을 게 없고, 뭘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으니까
그럴 떄 여러가지 기회를 다 노려봐야 한다는 얘기지.
그러다가 뭐가 되기라도 하면 대박이잖아."
"오히려 오륙십 대의 나이 든 사람들이야말로 인생 저물어 가는데 잃을 거 없지 않나요.
젊은 사람들은 잃을 게 얼마나 많은데...
일례로 시간을 2,3년만 잃어버리면 H그룹 같은 데에서는 받아주지도 않잖아요.
나이 제한을 넘겼다면서."
"대신에 그에 상응하는 경험이 남겠지."
"무슨 경험이 있든 간에 나이를 넘기면 H그룹 공채에 서류도 못내잖아요."
"얘가 원래 좀 삐딱해요."
누군가가 끼어들어 제지하려 했으나 나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술을 마시면 멈추는 법이 없었다.
"저는요 젊은이더러 도전하라는 말이 젊은 세대를 착취하려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뭣 모르고 잘 속는 어린애들한테 이것저것 시켜봐서 되는지 안 되는지 알아보고
되는 분야에는 기성세대들도 뛰어들겠다는 거 아닌가요?
도전이 그렇게 수지맞는 장사라면 왜 그 일을 청년의 특권이라면서 양보합니까?
척 보기에도 승률이 희박해 보이니까 자기들은 안 하고 청년의 패기 운운 하는 거잖아요. "
"이름이 뭐랬지? 넌 우리 회사 오면 안 되겠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빈정대는 말투로 한마디 내뱉었다.
"거 봐, 아까는 도전하라고 훈계하더니 내가 막상 도전하니까 안 받아주잖아."
p.26,27
[소설] 장강명, 표백
글쓴이 명함
태풍이몰아쳐도 회원등급 : /Level 6 포인트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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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5-05-14 2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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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 일상을 담고 싶어서 시작된 사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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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방치히는거 아닌가요? ? 도메인이 만료되기 전에 연장하라는 메일이 갈텐데? 안알랴줌 2022-06-2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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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고물이 되어가는 모든것과 함께 아직은 즐거운 마음으로 삽니다 ㅎㅎ † ЌûỲắـĶĬΣ 2022-06-26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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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Kuyakim님 오랜만입니다! 먼 타지에서 건강히 잘 지내시는지요 :) 풀림 2022-06-25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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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카페가 한두곳이 아니죠 쓴소린 듣기 싫고 그런~ † ЌûỲắـĶĬΣ 2022-06-2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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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 많았네요^^ nepo 2022-06-22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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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헛. 오랜만에 접속해보니 도메인이 죽어있어서 부랴부랴 살렸습니다. nepo님께 따로 연락… 풀림 2022-06-2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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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 너무 속상하시겠어요...ㅠㅠ 풀림 2022-06-2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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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수정했습니다^^ nepo 2022-01-06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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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doorrock님의 댓글
컥!!!
최근에 나온 책인가요???1등 4P
태풍이몰아쳐도님의 댓글
5월에 나왔나봐요. 인터넷에서 보고 한권 구입할까 합니다.
날품팔이AKA님의 댓글
아래 글은 예전에도 본적이 있는데..
볼 때마다 너무 현실적이라 소름이 돋더군요.
한국이 좋은데 아이러니하게 한국에서 살고 싶지 않을때가 점점 더 많아집니다.
태풍이몰아쳐도님의 댓글
어려운말 없이 쉽게 쉽게 말하는데 한마디 한마디가 뼈가 있네요.
싫다는 말은 한국이 그만큼 좋은나라이기에 그렇게 표현 했다고 생각해요.
사랑이 크면 배신도 크게 느껴지는 것처럼
풀림님의 댓글
정말 현실적이네요...ㅎ
한번 읽어보고싶은 책입니다 ㅎ
태풍이몰아쳐도님의 댓글
뭐라 반박할 수가 없네요. ^^ 저도 한권 사야겠어요. ^^
돌팔매님의 댓글
급 땡깁니다.... 무슨 내용인지 읽어보고 싶군요
태풍이몰아쳐도님의 댓글
인터넷에서 잠깐 읽고 스크랩해왔어요.
문장 한마디 한마디가 쉽지만 뼈가 있어요.
노무현 대통령도 어려운 단어가 아닌 일상 단어로
뼈있는 말들을 많이 하셨는데... ㅠㅠ
▶◀알바뛰는훈님의 댓글
지르실 분들을 위해 포탈 엽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473070
태풍이몰아쳐도님의 댓글
감사해요. 참고로 카카오페이 3천원 혜택도 있네요.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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